한국은 뉴트로의 출발지이자 성지인가? – NEWTRO : Retro-Play

2018 대한민국 트렌드 리포트의 여러 트렌드 키워드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키워드는 뉴트로(New-Tro)였다.

영어를 쓰는 서양인이 보면 말도 안 되는 합성어라고 치부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이 순간 뉴트로는 이 책이 예견한 것처럼 뚜렷한 트렌드로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흔히들 말하는 복고, 레트로라고 하면 과거의 물건과 풍경, 그리고 이와 관련된 경험과 느낌의 반영물이라고 보는게 맞다. 그러나 뉴트로는 다르다. 뉴트로란 복고 즉 레트로의 대상물을 느끼고 경험하는 행위만을 말하지 않는다. 뉴트로는 그 대상물을 변형하고 가공하는 재해석, 재생산의 행위다. 글로벌 이미지 콘텐츠 플랫폼 셔터스톡에 의미있는 기사가 하나 떴다.

Global Trend Report: The Rise of “Newtro” in South Korea

 

필자는 전세계에 유례없는 한국의 뉴트로 열풍에 대해서 썼다. 서구의 빈티지 열풍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빈티지는 그야말로 패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향수하고 향유하는 복고풍을 굳이 빈티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빈티지는 서구 문화의 오래된 스타일, 그 스타일을 오늘에 경험하고 싶은 스타일일 뿐이다.

요즘 들어 한국의 젊은이들이 몰입하는 뉴트로 흐름은 어쩌면 서구인들의 강렬하고 오래된 향수와 열망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은 ‘빈티지’와 닮은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한국의 뉴트로를 서구의 빈티지가 자리를 잡아가는 그 정점이라고 말한다.

레트로의 열풍은 한글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근현대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못 살고 못 먹고, 전쟁과 재난 속의 여러 장면들로 점철되어 있었기에 각 시대의 복고적 초상들은 오늘을 사는 밀레니얼세대들에게 여전히 이질적이었을지 모른다. 베이비부머세대들에게는 여전히 추억의 장면들이었겠지만 적어도 이들에게는 먼 옛날의, 오늘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 거다.

그러나 글씨는 달랐다. 과거의 방송 화면, 광고판, 잡지와 신문에 나온 매체 반영 타이포그라피들은 한국의 젊은세대들의 ‘병맛’기호, ‘B급코드’와 혼합되어 과거의 폰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배민체, 새마을체, 타임머신체 등 수백여가지의 옛날 스타일의 폰트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더니 한글 캘리그라피 작가들과 일러스트 작가그룹 속에서 레트로 덕질이 번지기 시작한 거다. 자음과 모음의 딱딱한 형태적 조합이라고만 치부되었던 한글, 알파벳 표현물들의 범람으로 언젠가는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한글의 위기론은 이제 옛 일이 되었다.  영어의 고딕체, 프리스타일체를 꾸준히 따라갈 듯한 한글이 어느새 수백여개의 복고풍 타이포그라피로 다양해졌다.

1950년대 간판글씨를 소환했을 뿐만 아니라 옛날 영화포스터, 광고포스터 느낌으로 오늘날 한국의 대박 영화 포스터는 물론 헐리웃 영화 포스터까지 새롭게 가공, 창작하기에 이른 거다. 유튜브 같은 개인미디어, 방송과 신문, 잡지 같은 레거시미디어, 바깥세상의 옥외광고, 책표지에서 우리는 뉴트로 스타일을 이제 정말 자주 만날 수 있다.

몇몇 인터넷 기업과 서비스 기업, 광고 홍보대행사의 레트로 마케팅 때문일 수도 있다. 한글 사용을 장려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힘이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강력한 힘은 분명코 사용자와 소비자들의 힘이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게 있다. 과거의 회상, 추억의 이야기는 지극히 한 개인의 경험이다. 그러나 복고풍(Retro Style)은 개인을 넘어 집단과 사회의 흐름, 생활양식이다. 뉴트로는 다르다. 뉴트로는 개인들이 그러한 복고풍의 수용만이 아니라 자신과의 상호작용, 가공, 창작의 행위가 결부된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활동이다.

십여년 전에 복고, 레트로라고 검색을 하면 복고풍 패션과 옛시대의 장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지금 레트로, 뉴트로로 검색해 보라. 얼마나 많고 다양한 ‘디자인’들이 눈에 들어오는지 경험해보기 바란다. 뉴트로는 추억과 회상의 대상물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사용자의 경험적 관여라는 점에서 복고와 차이가 확연하다.

이제 우리는 다시 또 흘러갈 복고풍을 맞이 했다고 떠나보낼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뉴트로는 레트로를 한껏 즐기는 레트로 플레이의 행위이자 그 결과물이다. 겨 결과물들은 오늘날의 디자인과 콘텐츠의 속성을 바꾼다. 복고풍을 굳이 시대를 앞서간다. 최첨단이다. 세련되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뉴트로는 다르다. 분명히 세련미가 있다. 차별성이 있다. 첨단화된 디자인도 보인다.

뉴트로는 과거의 지향성이 아니라 과거를 재로로 한 미래의 새로운 지향성임이 분명하다.

2+

댓글 남기기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